나는 출판계에 몸담아 온 이력 때문에 맞춤법에 예민한 편이다. 그래서 길을 걷다가도 책을 읽다가도 맞춤법에 맞지 않은 글자를 발견하면 멈춰서곤 한다. 

지금은 좀 나아졌지만 예전에는 공고문에서 흔하게 오자를 발견하곤 했다. 그중 가장 많이 틀렸던 글자는 '배개' 혹은 '배게'이다. 머리에 베고 자는 물건을 지칭하는 이 단어를 많은 공지문에서 잘못 표기한 경우를 보았다. 이 단어의 올바른 표기는 '베개'이다.

식당에서도 흔하게 오자와 마주한다. 특히 메뉴판에서 가장 흔하게 마주치는 오자는 '찌게'. 때때로 식당 벽면에 '된장찌게', '김치찌게'로 붙여놓은 메뉴판을 발견하면 당장 '된장찌개', '김치찌개'로 고쳐놓고 싶어서 손이 근질근질한다.

하지만 이런 단어들보다 더 신경을 거슬리게 단어가 있다. 바로 '아니오'다. ATM기기나 은행 홈페이지를 이용할 때마다 이 단어를 수시로 접하는데 그때마다 바로잡고 싶은 욕구에 시달린다. 그렇다면 '아니오'의 올바른 표기는 무얼까. '아니요'다. 혹여라도 이 글을 은행 측에서 읽게 된다면 '아니오'를 제발 '아니요'로 수정해 주길 바란다.
 
얼마 전에는 칼 세이건의 책 <코스모스>를 읽다가 틀린 글자를 발견하고 눈이 동그래지기도 했다. 아니, 이렇게 저명한 책에도 오자가 있다니! 연필을 꺼내 오자에 동그라미를 치고 맞춤법에 맞게 고쳐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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