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 기사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제14대 대한양궁협회 회장에 당선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한국 양궁을 4년 더 이끌며 진정성 있는 동행을 이어간다. 현대차그룹은 정의선 회장이 20일 제14대 대한양궁협회 회장에 당선됐다고 밝혔다. 대한양궁협회는 이날 대한양궁협회장 선거 절차에 따라, 체육계 전문가 7인으로 구성된 선...

밤 사이 눈이 내렸다. 돌담이 뒷산과 대비되면서 선명하게 드러났다. 올 봄까지만 해도 저 풍경에 돌담은 없었다. 2월 말에 장만한 밭에는 주먹만한 돌이 많았다. 돌밭이라 주위에서는 콩이나 들깨는 잘 된다고 이야기했지만 내게는 많은 돌을 어쩌겠느냐 하는 위로와 동시에 체념하라는 말로 들렸다.

줄곧 농사가 이어져왔던 땅이니 당장 어떤 변화가 필요한 것은 아니나 땅을 일구고 밭을 가는 밭 농사의 근본에 비추어 보면 돌을 주워 내는 것이 순리였다. 다만 급하지 않으니 계절이 바뀌든 해가 바뀌든 서두를 것 없이 틈나는 대로 돌을 주워 내기로 했다.

봄부터 여름까지 돌 줍기


4월부터 손 연장을 이용하여 돌을 끌어 모아 밭 가장자리로 옮기니 하나 둘 돌무더기가 만들어지고 그 양이 적지 않았다. 이걸 어찌할까 고민하다 약 40미터쯤 되는 밭 남쪽 경계의 둔덕을 따라 돌담을 쌓기로 했다.

골라 낸 돌을 처리하는 것이 우선 목적이나 돌담을 세우면 밭 가장자리의 경사면이 사라지면서 밭이 넓어지고 빗물이 흙에 쓸려 나가는 것도 막을 수 있을 것 같았다. 큰 돌이라 해봐야 어른 주먹만한 것이라 돌만으로 돌담을 쌓을 수 없어서 돌망태를 구입하여 경계를 따라 1미터씩 이어가며 돌을 채우는 과정을 반복한 끝에 7월 하순에 돌담이 완성되었다.

적지 않은 돌을 골라냈지만 밭에는 여전히 돌투성이라 비록 만리장성에 견줄 만하다고 자화자찬한 40미터 길이의 돌담 완성은 돌 주워내기의 끝이 아니라 시작이었다. 다만 분명한 것은 전에 없었던 아름다운 돌담이 눈 앞에 드러났다는 것과 이제는 이 돌담이 오래도록 이 풍경의 일부로 자리할 것이라는 사실이다. 제 밭에서 나온 돌로 땅의 생김새에 따라 세워진 돌담이니 모양이나 색깔이 오래전부터 이곳에 있었던 것처럼 자연스럽다.

주말에만 작업을 하다 보니 3개월이 걸렸다. 시간이 되는 가족들이 틈틈이 몇 시간씩 함께 참여했다. 한 손으로는 겨우 돌 두세 개 밖에 쥘 수 없으나 작은 손들이 모이니 큰 그릇이 되었고 과거 농경사회에서 가족의 규모가 곧 농사의 규모였다는 점을 실감했다.

가끔 산책을 나오는 마을 주민들은 아무도 일하러 나서지 않는 초여름 한낮 땡볕 아래에서 돌을 골라내는 모습을 보며 무모하고 이해할 수 없는 일로 여기는 눈치였다. 이들은 오랫동안 보아온 대로 원래 돌이 많은 밭으로 인식하고 있어 자신들이라면 하지 않을 일을 우리가 벌이고 있으니 당연히 의아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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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구입한 패션 아이템 중 가장 만족스러운 게 바로 모자와 비니다. 모자는 일명 야구모자라고 불리는 볼캡 종류를 주로 샀다. 색깔별로 재질별로 마음에 드는 걸 산다는 게 얼추 7~8개나 모였다.

전에는 모자를 전혀 쓰지 않고 살았었다. 군대에서 썼던 군모 이후, 거의 처음이 아닌가 싶다. 20년 넘도록 모자의 '모'자도 생각하지 않다가 올해 들어 갑자기 관심이 생긴 것이다. 특별히 패션에 관심이 없던 나였기에 모자에 대한 관심을 가진 건 나로서는 꽤 큰 변화다.

아무래도 안 쓰던 모자를 쓰려니 처음에는 어색했다. 왠지 어울리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어 괜히 머쓱하기도 했다. 정작 아무도 신경을 안 쓸 텐데 말이다. 그런데 용기를 내어 계속 쓰다 보니 이제는 제법 익숙해졌다.

외출할 때 90% 이상, 모자를 쓰고 나가는 편이다. 당일 착장에 따라서 색상이나 재질을 고려해서 고른다. 어울리는 모자를 잘 찾아서 쓰면 꽤 괜찮은 포인트가 되어준다. 착장의 가장 마지막 단계에서 모자를 쓰는 편인데 그래서인지는 몰라도 고르는데 시간이 꽤 걸릴 때도 있다.

모자의 세계에 입문할 때 생각보다 그 종류가 엄청 많다는 사실에 많이 놀랐다. 같은 볼캡이라도, 심지어 같은 브랜드에서 판매되는 상품임에도 디자인과 핏이 다 제각각이었다. 그렇다면 나는 어떤 모자를 써야 하는가. 전혀 감이 잡히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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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가 뇌졸중으로 쓰러진 지 6년, 내가 잘나가던 직장을 관두고 아빠의 주 간병인이 된 건 5년째다. 돈 많은 골드미스가 되고자 했던 나의 목표와는 조금, 아니 꽤 멀어진 대신 간병인 베테랑이 되었다.

면역력이 약한 환자들에게 겨울은 위험하다. 공기에 스며드는 찬바람에 자칫 감기에 걸린다면 바로 폐렴으로 갈 수 있고 폐렴은 그야말로 약한 환자의 생명을 순식간에 빼앗아갈 수도 있는 무서운 병이기 때문이다.

특히나 아빠처럼 기관절개를 해서 목이 다른 사람들보다 약한 중증 환자에게는 더욱 치명적이다. 그래서 오늘은 병실 월동 준비를 했다.

찬바람은 막고 공기는 건조하지 않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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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를 차분히 정리하는 시간이다. 해마다 이맘때 연례행사처럼 송년카드를 준비하고 보내는데 유독 상념이 깊다.

올봄과 여름은 내내 집수리하면서 시간을 보냈다. 날씨는 얼마나 덥고 지루했던가. 집을 고치고 살림을 내고 들이는 것이 이처럼 고될 줄은 예상치 못했다. 집은 보다 젊을 때 손보는 것이 현명하다.

수리 후 새집에 들어서니 아버지와 아내, 그리고 나 셋이 무탈하게 보낸 것만으로도 감사했다. 실제로 주변의 도움도 많았다.

열명도 안 되는 사람에게 송년카드를 보내는데 하루가 걸렸다. 이제는 편지조차도 생각대로 후딱 써지는 것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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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길 내내 불안하더니 도착하자마자 확신했다. '여기는 내가 있을 곳이 아니다.' 지난달 25일 활동 보조인 교육 기관에서의 첫날, 내 머릿속에는 경고음이 요란하게 울렸다.

돈 벌려고 시작한 일

50여 명이 모인 교육장은 왁자지껄했다. 처음 만난 사이인데도 친근하게 인사도 나누고 번호도 교환한다. 이게 더 산 사람들의 짬밥인가 싶었다. 대부분 50,60대였고, 나는 유일한 20대였다. 호기심 어린 시선이 쏟아지는 건 당연했다.

"어머, 아기가 왔네?"
"아기가 이 힘든 일을 어떻게 하려고 그래?"

지나가는 사람마다 내게 던진 첫마디였다. 그래, 누군가의 손과 발이 되는 건 힘든 일이다. 사실 인생에서 '장애인 활동 지원사'라는 직업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게다가 엄마뻘, 많게는 할아버지뻘 되는 분들과 동기라는 사실이 낯설게만 느껴졌다. 15만 원이라는 교육비도 취업 준비생 입장에서 적잖이 '아까운 돈'이었다.


지금도 또래 친구들은 묻는다. 왜 장애인 활동 지원사를 하냐고. 사명감 때문이냐고. 아니, 솔직히 돈 벌려고 시작했다. 처음엔 그리 가볍지도 너무 무겁지도 않은 선택이었을 뿐이었다. 나만 그런 것도 아니었다.

교육 기관에 모인 다른 사람들도 마찬가지였다. 5일간 같은 자리에 앉아 서로 친해지면서 알게 된 건, 많은 이들이 은퇴 후 '제2의 인생'을 찾으러 왔다는 것이다. 짝꿍이었던 연변 출신 이모(62년생)는 오랫동안 식당과 공장에서 일했지만, 나이가 들수록 일자리를 구하는데 제약이 많아졌다고 했다.

이렇게 대부분 돈을 벌기 위해 모였다. 그리고 사실 이런 태도는 장애인들이 가장 원하는 마음가짐이기도 하다. 우리가 그들에게 제공하는 건 '봉사'가 아닌 '서비스'이기 때문이다. 글을 써 내려가는 지금, 시각장애인 선생님과 함께했던 5번의 동행 길이 스쳐 지나간다. 적어도 지금은 이용자에게 든든한 '삶의 아군'이 되고 싶은 활동 지원사다.

*장애인 활동 지원사가 되기 위해서는 활동 보조인 교육기관에서 40시간의 이론 및 실기교육과 활동 지원기관에서 10시간의 현장실습을 의무적으로 수행해야 한다. 만 18세 이상이라면 누구나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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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람 성질 급하니까 결론부터 하고 가야죠. 그 두 가지는 잠과 글입니다. 잘 자야 하고요, 잘 써야 합니다. 너무 시시하잖아라고 하시는 분 거기 있는 거 알아요. 짜증난다고 벌써 뒤로가기 누르시는 분도 보이네요. 잠깐만 참고 제 이야기 좀 들어보세요. 우리가 잠과 글을 무시할 수 없는 이유가 분명하게 있다니까요.

흔히 건강한 생활을 위해 음식을 강조합니다. 어제까지 먹은 음식이 곧 당신 자신이라는 말도 있어요. 맞는 말입니다. 그런데 이 음식을 잘 먹기 위해서는 먼저 잘 자야 합니다. 잠을 제대로 못 잤을 때 당신이 뭘 먹었는지, 입에서 뭐가 당겼는지 잘 생각해보시면 이게 생각보다 일리 있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잠 못 잔 날 뭐가 당기시나요. 일단 커피가 당깁니다. 저는 아메리카노보다 카페모카 같은 달달하면서 진한 게 더 당기더라고요. 그거 먹고 나면 쿠키도 먹고 싶고요. 저는 평소에 잡곡밥에 슴슴한 반찬 잘 먹거든요? 그런데 이런 날은 떡볶이에 튀김이 더 먹고 싶어요. 평소보다 더 많이 먹기도 하고요. 잠 못 잔 날엔 돌아서면 배고픈 거 같기도 해요. 이게 다 호르몬 영향이라고 합니다. 잠을 못 자면 스트레스 호르몬이 나오고 스트레스 호르몬은 자극적인 음식을 부른다는 거죠.

잠 못 자면 머리도 안 돌아가잖아요. 하루동안 뇌 속에 쌓인 찌꺼기가 림프액으로 물청소를 싹 한다고 하더라고요. 그게 깊은 수면 시간에만 할 수 있대요. 이 찌꺼기 청소가 제대로 안 되면 알츠하이머가 오는 거고요. 내가 뭘 대단하게 해야 하는 것도 아니고 단지 자는 것만으로도 매일의 찌꺼기 청소가 된다면 의무감을 가지고서라도 잘 자야 하는 게 아닐까요.

잠을 푹 잔 날은 기분이 좋습니다. 딱히 좋은 일이 있는 것도 아닌데 아침부터 그냥 기분이 상쾌하잖아요. 하루의 시작을 기분 좋게 할 수 있는 거 자체도 선물 같아요. 40년 넘게 살다보면 대단한 이벤트 없어도 아무 일 없는 무탈한 하루가 진짜 고맙다는 거, 우리는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너무 잘 알 수밖에 없는 12월 초를 보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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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에 도서관에서 하는 강의를 신청했다. 그날이 공교롭게 첫눈 내리는 날이었는데 이번 첫눈은 정말 푸짐하게 내렸다.

다만 장소가 집 근처도 아니고 지하철을 타고 40분 정도 거리에 있는 도서관이라 가지 말까 하는 생각도 들었으나, 신청해 놓고 안 가는 것은 도리가 아니란 생각이 들었다. 결국 눈을 뚫고 갔다. 주제가 '시니어, 내일이 더 궁금한 삶'이어서다.


처음 가는 도서관이라 찾기도 어려웠고, 거기다 눈까지 쏟아지는 궂은 날씨라 가면서도 가지 말 걸 후회도 들었다. 물어물어 도서관을 찾아 도착했는데, 작은 강의실에 사람들이 꽤 많이 앉아 있었다.

이날엔 남자분들도 꽤 많이 보였는데, 주제가 '이영미의 미리 슬슬 노후 대책'이라 경제 관련 강의로 알고 왔다고 한다. 들어보니 경제 강의만은 아니었다. <미리 슬슬 노후 대책>은, <마녀체력 (마흔, 여자가 체력을 키워야 할 때)>으로 유명해진 이영미 작가가 올해 초 출간한 책이다.

사실 나도 은퇴하고 65세가 넘어서 노후 대책에 관심이 많다. 다양한 노후 대책에 대한 정보를 알고 싶어서 신청했다. 예상과는 조금 다르게 노후에 몸 건강, 마음 건강을 지키며 잘 살기 위한 책과 관련한 인문한 강의였지만, 거기서 꽤 유익한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근육이 연금보다 강하다, 정말로

"다음 중 당신의 선택은 어떤 것인가요?"

1. 나이보다 젊게 산다.
2. 나이에 맞게 산다.

강사님의 질문에 수강생들은 대부분 1번을 선택했지만, 강사님은 아예 '나이를 잊고 살라'라고 했다. 듣고 보니 맞는 말이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니 나이를 잊고 사는 것이 건강하고 활기차게 사는 방법 같다.

우리는 보통 노후를 준비할 때 노후 자금을 만들어두는 게 노후 대비라고 생각한다. 강사님 생각은 조금 달랐다.

강사님은 돈 모아서 나중에 요양원 갈 때 쓰지 말고, 일단 지금 헬스장 끊어 트레이닝도 받으라고 하였다. 아니면 자녀에게 생일 선물로 헬스장을 끊어 달라고 요청하라 한다. '근육 테크가 연금보다 강하다'는, 즉 건강이 최우선이라는 강사님의 이야기를 듣자 내 눈이 번쩍 떠졌다.


그동안은 유산소 운동에 중점을 두고 주로 걷기를 했었는데 다음 날부터 근육 운동을 시작했다. 나는 근육이 약해서 병 뚜껑 따는 것도 어려워해 늘 남편을 부른다. 한 마디로 물렁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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