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 기사
'사운드 오브 폴링' 백 년을 넘어 이어지는 '네 소녀의 비밀'

독일 동북부 알트마르크 한적한 시골 농장, 이곳에 지난 백 년간 서로 다른 시대를 산 이들이 있다. 1910년대 '알마', 1940년대 '에리카', 1980년대 '앙겔리카', 2010년대 '렌카'라는 소녀다. 그녀들은 시대도, 나이도, 환경도 달랐지만, 100년 세월을 뛰어넘어 공통의 기억, 타인에겐 말하기 힘든 비밀로 연결된다. 가문이나 혈연으로 이어진 사이가 아님에도 네 소녀의 체험은 하나의 물줄기처럼 겹쳐지기 시작한다.

경이로운 동시성과 기시감을 제공하는 이 영화

입소문 자자한 <사운드 오브 폴링>은 단순 호들갑이 아니었다. 몰입을 유지한 채 버틸 수 있다면 실로 경이로운 체험이었다. 155분이란 시간 동안 대체 이야기가 어떤 결말을 맞을지 짐작할 수 없었다. 1984년생 여성 감독이 고작 두 번째 장편이라고 도무지 믿기지 않는 야심작이다.

네 명의 주인공은 같은 공간에서 서로 다른 시대에 산 것 말고는 일절 연관 요소랄 게 없다. 대가문의 연대기를 혈연으로 잇는 구성은 종종 시도되지만, 그저 나열이거나 옴니버스 연결이 아닌, 처음엔 각개 약진하던 넷의 사연이 어느 순간부터 시간의 강을 넘어 교차하며 역할을 바꾸는 도전은 생경하기만 하다. 관객은 감독이 짜놓은 정교한 거미줄에 붙들린 희생양처럼 벗어날 도리가 없다. 놀라운 솜씨로 서로 다른 이들의 운명을 자연스럽게 헤쳐모은다.

한 세기에 걸쳐 펼쳐지는 이야기이지만, 마치 고대의 마법처럼 네 명의 소녀는 단단한 운명의 실타래로 서로 묶인다. 이 터무니없는 연관성은 상투적으로 써먹기 좋은 일체의 장치와는 완전히 무관하다. 알고 보니 출생의 비밀, 가문의 족보, 운명의 장난 같은 건 끼어들 틈이 없다. 뭔가 있겠지 하며 침을 꿀떡 삼켜봐야 헛수고다. 익숙한 선입견과 결별하고 오로지 화면에 펼쳐지는 장관을 응시해야 할 따름이다.

영화는 각 시대를 살고 있는 소녀들에게 거부할 수 없는 운명과 성장의 진통을 기록한다. 영문 제목은 < Sound of Falling >, 대충 해석하면 '추락의 소리' 쯤 된다. 롤러코스터를 타듯 대비할 틈도 없이 휘몰아치는 계절의 변화처럼, 그녀들 각자에겐 불가항력의 운명이 기다린다. 삶과 죽음의 경계, 어른이 되기 위해 거쳐야만 할 통과의례, 알고 싶지 않아도 보게 되는 세상의 차가운 진실이 그것이다.

그 험난한 과정은 요즘 상업영화들처럼 뻔하고 친절하게 해설되지 않는다. 독일어 원문 제목 < In die Sonne schauen >, 직역해 '태양을 바라보다'라는 뜻은 아직 어른이 되려면 한참 남은 주인공들이 선택할 수 없는 도도한 운명 앞에 선 상태를 암시한다. 그녀들은 고분고분 기존 질서에 순종하지 않지만, 그렇다고 성공적으로 새로운 삶을 개척하는 건 만만치 않은 일이다. 이야기는 소녀들과 관객이 시선을 주고받듯 교환하며 갈망과 좌절 사이를 끊임없이 횡단한다.

작은 시골농장의 삶 속에 압축된 현대 독일 100년사


고작 한가한 작은 농장을 거쳐간 평범한 이들의 삶을 보여줄 뿐인데도 영화는 경이로운 밀도를 시종일관 간직한 채 좌충우돌하듯 보이면서도 궤도를 이탈하지 않는다. 오히려 숨 막히는 드리프트를 감행하는 F1 레이싱을 보는 기분이다. 그 이유는 놀라울 만큼 농장 주민들의 삶에 독일 현대 역사가 녹아들어 있기 때문일 테다.

1910년대를 살아가는 10살도 안 된 '알마'는 아직 어른들의 삶에 개입하긴 힘에 부친다. 소녀는 자신을 둘러싼 가족과 이웃들의 일상을 묵묵히 관찰할 뿐이다. 그녀의 눈에 비친 세상을 어떻게든 이해하고 받아들이려 하지만, 어린 알마의 생각으로도 주변 상황은 모순으로 가득 차 있다. 도무지 납득이 되지 않는 일이 터질 때마다 소녀는 자기에게 다짐한다. '일터 사고'일 뿐이라고 말이다. 1차 세계대전이란 거대한 마물이 청년들을 탐욕스럽게 희생제물처럼 집어삼키고, 매매혼과 다를 바 없이 어린 처녀가 이웃에 팔려가는 풍경들, 익숙해지기엔 너무나 먼 가까운 이들의 '죽음'은 소녀의 마음을 밑바닥을 알 길 없는 어두운 심연으로 추락시킨다.

1940년대를 사는 '에리카'는 성인과 소녀의 경계에 서 있다. 평화로운 동네이지만, 곳곳에 팔다리를 잃은 남자들이 보인다. 일손은 부족하고 농장 일은 고단하다. 젊은 여자애들은 왁자지껄 불길한 기운 속에도 활기를 잃지 않으려 하지만, 무거운 공기는 그녀들을 칭칭 동여매듯 옥죄어온다. 마침내 에리카에게도 운명의 시간이 다가온다.

1980년대의 '앙겔리카'는 알마와 에리카 사이의, 사춘기를 경유하며 성에 눈뜬 조숙한 여자애다. 도회지와 다르게 농장을 함께 꾸리는 일가친척 외엔 만나기 힘든 시골에서 대가족은 활기차고 우애롭게 잘 지내는 듯하지만, 예민한 소녀의 눈은 그 이면에 가려진 진실과 맞닿아 있다. 그저 관조하는 것에만 그치지 않고, 그녀 역시 그 어둠에 일부는 속해 있기도 하다. 평화롭고 목가적인 전원 풍경 아래 감춰진 그림자는 한창 욕망에 휩싸일 나이인 그녀를 뿌리칠 수 없는 중력처럼 감싼다.

2010년대에 도시에서 이주한 가족과 함께 온 '렌카'는 시대의 격랑에 휩싸였던 이전 세대 주인공들과는 달리 평온한 시절을 보내는 듯하다. 그러나 각자의 시대엔 나름의 고유한 고충이 있게 마련이다. 우연히 만난 또래 친구가 반갑지만, 동년배 무리 내에서 끝나지 않는 갈등과 질투, 말하기 힘든 미묘한 감각이 그녀를 지배한다. 겉으론 별 탈 없이 고즈넉한 일상을 보낼지언정, 마음속에 꿈틀거리는 설명할 수 없는 감정과 예리하게 포착한 주변의 불쾌한 시선이 끝없이 소녀를 사로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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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가 올해, 서울대는 7200억원을 일반 지원한 반면, 나머지 9개 거점 국립대는 평균 2980억원을 지원한 것에 대해 이재명 대통령이 "다섯 손가락 가운데 엄지손가락만 많이 주는 이유가 뭔가? 잔인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12일 오후에 벌인 교육부 업무보고 자리에서다.

대통령이 캐묻자, 교육부 차관 "서울대에 더 신경 써서 예산 편성"

이날 이 대통령은 "서울대가 (일반 국립대에 견줘) 학생 수는 기껏해야 20% 많은 수준인데. 지원받는 금액은 서울대 7000억, 지방(국립대)은 2000억"이라면서 "(지원금이) 3배가량 차이가 난다. 지방 대학도 같은 대학인데, 엄지손가락만 많이 주고 새끼손가락은 적게 주는 이유가 뭐냐"라고 캐물었다.

이에 대해 최은옥 교육부차관은 "서울대는 법인이니까 (교육부가) 통으로 예산을 편성하고, 서울대를 제외한 국립대가 많다 보니까 전체 예산을 편성한다"라면서 "아무래도 서울대에 조금 더 신경 써서 편성한 게 누적돼서 그렇게 된 것 같다"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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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문화재단은 2026년에 열리는 창원조각비엔날레에 앞서 12일부터 28일까지 성산아트홀(1층)에서 "레조넌스 튜닝 : 공명장을 위한 서곡"이라는 제목으로 '미리보는 전시회'를 열고 있다.

재단은 "이번 전시회는 본 전시에서 펼쳐질 예술적 방향성을 사전에 조율하고 실험하는 자리"라며 "창원이라는 도시가 지닌 역사·공간·산업의 결을 국내외 작가들의 감각적 해석과 접목해 새로운 공명(resonance)을 만들어내는 데 초점을 둔다"라고 밝혔다.

이번 전시는 조각과 미디어아트 등 총 25점의 작품으로 구성되었다.

장금용 창원시장 권한대행은 "이번 전시가 시민이 예술을 더욱 가까이에서 경험하고, 비엔날레가 도시 일상 속에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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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시미래인재장학재단은 12일 ㈜영신인더스트리에서 장학기금 1,000만원을 기탁했다고 밝혔다.

안형림 대표는 지난 2022년부터 김해시미래인재장학재단에 소액 기부를 이어오고 있다. 안 대표는 "기업 활동을 통한 사회 환원에 보람을 느낀다"며 "장학금이 희망이 되어 학생들이 꿈을 향해 정진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국제로타리3590지구 거제1·2지역(대표 윤원택, 고정이)은 12일, 이웃을 돕기 위해 김치 130상자(총 650kg, 600만 원 상당)를 거제시에 기탁했다.

윤원택·고정이 대표는 "뜻깊은 나눔에 함께할 수 있어 기쁘다"며, "정성을 담아 준비한 김치가 추운 겨울 이웃들에게 작은 위로와 힘이 되기를 바란다. 앞으로도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다양한 나눔 활동에 지속적으로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변광용 거제시장은 "국제로타리에서 전해주신 따뜻한 마음 덕분에 지역사회가 더욱 온정으로 채워지고 있다"며, "거제시도 나눔 문화 확산을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함양군은 12일 함양(안의) 블루베리 연구회(회장 이방규)에서 지역의 이웃들을 위해 사용해 달라며 이웃돕기 성금 180만 원을 기탁했다고 밝혔다.

이날, 기탁식에서 이방규 회장은 "비록 큰 금액은 아니지만, 추운 겨울을 보내는 취약 계층에게 조금이나마 따뜻한 힘이 되었으면 한다"라며 "앞으로도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나눔 활동을 이어가겠다"라고 전했다.

이에 진병영 함양군수는 "지역의 소외된 이웃들을 위해 귀중한 성금을 전달해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라며 "기탁하신 성금은 필요한 가정에 잘 전달해 따뜻한 겨울을 보낼 수 있게 하겠다"라고 말했다.

거창군 거창읍 지역사회보장협의체는 지난 11일, 거창농협 고향을 생각하는 주부모임 '고주모'가 올해에도 사랑의 떡국떡 3kg 50상자를 공유냉장고 '찾아가는 나눔곳간'에 기부했다고 밝혔다.

고주모는 재작년과 작년에 이어 올해까지 3년 연속 떡국떡 기부를 하며 지역 나눔 실천에 앞장서고 있다. 올해 기부된 떡국떡은 거창읍 공유냉장고를 이용하는 저소득 가정과 복지 사각지대 대상자들에게 전달될 예정이다.

이선숙 고주모 회장은 "추운 겨울, 이웃들이 따뜻한 떡국 한 그릇으로 힘낼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준비했다"며 "앞으로도 지역사회에 도움이 되는 활동을 꾸준히 이어 가겠다"고 전했다.

류현복·정기석 공동위원장은 "해마다 정성을 모아 떡국떡을 기부해 주시는 고주모 회원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이런 따뜻한 나눔이 더 확산할 수 있도록 거창읍에서도 더욱 힘쓰겠다"고 전했다.

함양군 지곡면에 거주하는 김순랑 씨가 12월 11일 지곡면사무소를 방문해 이웃 돕기 성금 100만 원을 기탁했다.

김순랑 씨는 "우리가 함께 일하며 서로에게 힘이 되는 모습을 보면서, 사회적 편견을 깨고 더 많은 기회가 주어지길 바란다."라고 따뜻한 마음을 전했다.

이번에 전달된 성금은 지곡면에 거주하는 장애인들을 위해 사용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