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 기사
'장애'만 앞세워 말하지 않는 것의 당연함, 이 감독의 연출법
이 글을 읽는 이가 나와 같다고 가정해보겠다. 나는 이제 막 40줄에 접어든 남성으로, 서울에서 태어나 지금도 서울에 살고 있다. 대학교까지 교육을 받았고, 군복무 시절을 포함하여 서로 다른 다섯 개의 직업을 가져보았다. 영화를 보고 책을 읽는 일을 즐기다가 스무 살쯤부터 관련한 일로 돈을 벌기 시작했다. 이곳에 영화평과 서평을 싣는 것도 그중 하나다.
이곳에선 평범해 보이는 특징들일 수 있겠다. 그러나 몇 가지 조건만 바꿔보자면 아주 특이한 일이 되기도 한다. 이를테면, 내가 한국이 아니라 저기 남아프리카공화국의 항구도시 더반에 있다면 말이다. 항해사로 일할 적 더반에서 하루를 보낸 적이 있었는데, 도시 이곳저곳을 오가는 동안 한국인은커녕 단 한 명의 동양인도 보지 못하였다. 바로 그런 곳에서 누군가가 나를 제 지인에게 소개한다고 가정해 보자는 말이다. "아 걔? 동양인이야"
이런 소개를 살며 몇 번쯤 보고 겪기도 했다. 마치 우리 중 누가 우리 가운데 누구에게 외국인이나 이주민을 소개하듯이. "아 걔? 동남아 사람이야"라거나 "흑인이야"하는. 그것이 인종차별적 사고이고, 누군가는 그를 인종차별로 이해할 수 있다고 여긴다. 내가 겪은 적잖은 나라에서 이는 명백한 인종차별로 받아들여진다.
인간에 앞서 장애를 꺼내는 건 무례함일까
사실 적시일 뿐이라고 반문할 수도 있겠다. 잘생기고 못생긴, 똑똑하고 멍청한, 부자고 가난한, 선하고 악한 것과 같은 특징일 뿐이라고. 그러나 한 가지 특징을 빼내어 한 사람의 다양한 특성 앞에 세우는 일이 동시에 다른 특징을 지우기도 한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혹여 그 특징이 역사적, 문화적 맥락 속에서 차별과 배제, 혐오 등 부정적으로 기능할 수 있는지도 고려해야 하겠다. 그리하여 그저 사실을 거론할 뿐임에도 인종을 한 사람의 주된 특징으로 거론하는 일을 지극히 무례하다고 여기는 문화권이 많은 것이다.
그렇다면 장애는 어떨까? 인종이 아니라 장애를 한 인간의 가장 주된 특징으로 끄집어내는 일, 그런 일은 과연 마땅한 일일까?
<안보영 프로젝트>는 내가 올해 여러 영화제를 다니며 만난 수많은 작품 가운데서 손꼽을 만큼 특별한 영화였다. 보는 이로 하여금 시각장애인과 마찬가지의 환경에서 영화를 보도록 전환적 실험을 감행한다는 것이 자못 인상적이었다. 누군가는 이 영화를 눈을 뜨고 보았다 했고, 또 누구는 눈을 감고 보았다고 했다. 나는 눈을 떴다가 감았다가 다시 떴다가 감고서 보았다. 그 모두가 이 영화를 감상하는 방법이었는데, 백번 청각장애인의 영화 보는 법에 대해 듣는 것보다 이 한 번 경험이 더 많은 것을 알려주었다.
빠지지 않는 이동권 언급, 그 중요성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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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에선 평범해 보이는 특징들일 수 있겠다. 그러나 몇 가지 조건만 바꿔보자면 아주 특이한 일이 되기도 한다. 이를테면, 내가 한국이 아니라 저기 남아프리카공화국의 항구도시 더반에 있다면 말이다. 항해사로 일할 적 더반에서 하루를 보낸 적이 있었는데, 도시 이곳저곳을 오가는 동안 한국인은커녕 단 한 명의 동양인도 보지 못하였다. 바로 그런 곳에서 누군가가 나를 제 지인에게 소개한다고 가정해 보자는 말이다. "아 걔? 동양인이야"
이런 소개를 살며 몇 번쯤 보고 겪기도 했다. 마치 우리 중 누가 우리 가운데 누구에게 외국인이나 이주민을 소개하듯이. "아 걔? 동남아 사람이야"라거나 "흑인이야"하는. 그것이 인종차별적 사고이고, 누군가는 그를 인종차별로 이해할 수 있다고 여긴다. 내가 겪은 적잖은 나라에서 이는 명백한 인종차별로 받아들여진다.

인간에 앞서 장애를 꺼내는 건 무례함일까
사실 적시일 뿐이라고 반문할 수도 있겠다. 잘생기고 못생긴, 똑똑하고 멍청한, 부자고 가난한, 선하고 악한 것과 같은 특징일 뿐이라고. 그러나 한 가지 특징을 빼내어 한 사람의 다양한 특성 앞에 세우는 일이 동시에 다른 특징을 지우기도 한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혹여 그 특징이 역사적, 문화적 맥락 속에서 차별과 배제, 혐오 등 부정적으로 기능할 수 있는지도 고려해야 하겠다. 그리하여 그저 사실을 거론할 뿐임에도 인종을 한 사람의 주된 특징으로 거론하는 일을 지극히 무례하다고 여기는 문화권이 많은 것이다.
그렇다면 장애는 어떨까? 인종이 아니라 장애를 한 인간의 가장 주된 특징으로 끄집어내는 일, 그런 일은 과연 마땅한 일일까?
<안보영 프로젝트>는 내가 올해 여러 영화제를 다니며 만난 수많은 작품 가운데서 손꼽을 만큼 특별한 영화였다. 보는 이로 하여금 시각장애인과 마찬가지의 환경에서 영화를 보도록 전환적 실험을 감행한다는 것이 자못 인상적이었다. 누군가는 이 영화를 눈을 뜨고 보았다 했고, 또 누구는 눈을 감고 보았다고 했다. 나는 눈을 떴다가 감았다가 다시 떴다가 감고서 보았다. 그 모두가 이 영화를 감상하는 방법이었는데, 백번 청각장애인의 영화 보는 법에 대해 듣는 것보다 이 한 번 경험이 더 많은 것을 알려주었다.

빠지지 않는 이동권 언급, 그 중요성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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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12.2025 거적 꿰맨 돛, '목숨 건' 배를 탄 사람들의 기록

전북 익산시 망성면 금강 가까운 작은 봉우리에 나바위성당이 있다. 오늘날은 '1845년에 사제 서품을 받은 김대건 신부가 귀국한 성지'로 알려져 있다. 다만 1907년에 이 성당이 세워질 당시에는, 이곳이 김대건 신부의 귀국 지점이라는 사실이 아직 분명히 인식되지 못하고 있었다. 이곳은 후대의 가톨릭 문서의 기록 연구를 통해 역사적 의미가 확정된 장소로, 기억과 장소가 시간차를 두고 뒤늦게 결합한 사례라 할 수 있다. 이곳은 한국 천주교 역사에서 '강을 통해 들어온 신앙'을 상징하는 장소이다.
지난 23일 아침, 호남선 철도 강경역에서 내렸다. 이곳에서 '김대건 신부의 성지'를 순례하는 걷기 여행을 시작하였다. 강경역에서 나바위성당까지는 익산으로 향하는 넓은 도로를 따라 3km 거리였다. 중간쯤 충청남도 논산 강경읍과 전라북도 익산 망성면의 접경을 넘어섰다. 아담한 산봉우리 기슭의 성당 첨탑이 멀리서도 식별되었다. 나바위성당은 금강둑에서 600m 남쪽에 있는 화산(華山, 40.4m)의 남쪽 기슭에 자리하고 있었다.
본당 건물의 건축 양식은 한옥과 서양식 고딕이 절충된 형태였다. 초기에는 한옥 구조를 기본으로 했는데, 후에 서양식 고딕 양식의 벽돌 종탑이 세워졌다고 한다.

"목숨을 맡기기 어려운 배"를 탄 사람
본당 건물을 지나 화산 정상으로 올라갔다. 김대건 신부의 성상(聖像)이 서 있었다. 이 성상의 재료는 함열석이며, 성상 높이는 4m라고 한다. 이 성상 옆의 계단을 올라가면 김대건 신부 순교기념탑이 세워져 있다. 김대건 신부 성상 가까이 성모 동산이 있다. 이 자리는 전라북도 삼대 명당자리 가운데 하나라고 한다.
'십자가의 길' 계단을 오르니, 화산 정상에 김대건 신부의 순교기념비가 있었다. 순교 기념비 옆의 망금정(望錦亭) 아래로 멀리 금강이 유유히 흘러가는 풍경이 펼쳐졌다. 이곳 망금정에서 금강의 황산포가 한눈에 내려다보었고, 이 화산 끝자락에 너른 바위가 나바위로 불렸다고 한다. 예전에는 이곳 망금정 아래 화산 발치까지 금강 강물이 넘실거렸는데, 1925년 무렵에 간척사업으로 금강 물줄기가 바뀌어 평야가 된 오늘의 모습이 되었다고 한다.
이곳 망금정 뒤에 거대한 바위가 있고, 왼쪽으로 돌아 내려가는 오솔길이 있다. 금강을 바라보는 망금정이 서 있는 바위 단애에 마애삼불(摩崖三佛)이 부조되어 있었는데, 풍화로 윤곽이 희미하였다. 화산 기슭에 내려섰다. 멀리 금강둑 안으로 평야가 가득했다. '나바위 이야기, 수탉의 전설' 안내판과 수탉 바위라고 불리는 풍선처럼 둥근 바위가 있었다. 저만치 거리에서 라파엘호(The Ship Raphael)가 선체 모습을 드러냈다.

소형 목선 라파엘호. 김대건 신부는 중국 상하이에서 사제서품을 받은 뒤, 조선 입국을 위해 소형 목선을 탔다. 출항일은 1845년 8월 31일이었다. 동행자는 페레올 주교, 다블뤼 신부, 그리고 조선인 신자 11명이었다. 라파엘호는 서해의 조류와 풍향을 계산해 항해했으며, 제주 차귀도 인근에 표착한 뒤 다시 서해를 따라 북상해 금강으로 진입했다. 기록에 따르면 1845년 10월 12일 저녁 8시 무렵, 배는 이곳 나바위에 닻을 내렸다고 한다.
다블뤼 신부의 기록을 토대로 한 연구에 따르면 라파엘호는 길이 약 9.74m, 너비 4.22m, 깊이 2.59m에 불과한 소형 목선이었다. 오늘날 기준으로 보면 연안 어선보다도 작은 규모로, 장거리 항해에 적합하다고 보기 어려운 배였다. 라파엘호는 조선식 선체에 중국식 돛과 키를 덧붙인 임시 구조였고, 돛은 거적을 꿰매 만든 것이었다는 기록도 남아 있다. 이러한 조건은 항해 내내 생명의 위협으로 작용했다고 한다.
라파엘호는 항해 도중 여러 차례 폭풍우를 만났다. 특히 동중국해를 건너는 과정에서 거센 풍랑으로 돛과 키가 부러지는 사고를 겪었고, 배 바닥 틈으로 바닷물이 스며드는 상황도 발생했다. 다블뤼 신부는 이 배를 두고 "목숨을 맡기기 어려운 배"라고 기록했다. 일행은 돛과 키를 임시로 수리하고, 인력을 동원해 물을 퍼내며 항해를 이어갔다. 이 과정에서 성직자와 신자들은 함께 기도하며 결속을 다졌다고 한다.
김대건 신부는 귀국 이후 선교와 연락 임무를 수행하다 1846년 황해도 일대에서 체포되었다. 프랑스 선교사 입국을 위한 항로 개척이 발각되면서였다. 그는 한성으로 압송돼 혹독한 문초를 받았지만 끝내 신앙을 부인하지 않았다. 1846년 9월 16일, 김대건 신부는 한강 변 새남터에서 순교하였다. 새남터는 한국 최초의 사제 순교지로 자리 잡았고, 김대건 신부의 유해는 신자들에 의해 수습돼 미리내에 안장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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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12.2025 통일교 특검 가속 페달 밟는 민주당, 갑자기 '나경원' 소환한 이유

더불어민주당이 전격 수용한 '통일교 특별검사'를 즉각 실시하자고 연일 강조하면서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을 소환했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가 통일교 특검 수사 대상·범위는 '정치-종교 유착'이어야 한닥 짚으며 "그런데 말이다. 나경원 의원은 천정궁에 갔나? 안 갔나? 국민들은 궁금하다"라고 꼬집었다.
24일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정청래 대표는 "통일교 특검으로 2022년 대선 과정에서 자행된 국민의힘의 쪼개기 정치 후원금 수수 의혹과 민원 청탁 의혹의 실상을 낱낱이 밝혀야 한다"라고 말했다.
언론 보도를 종합하면, 김건희특검(민중기 특별검사)은 국민의힘 시·도당 위원장 17명 중 14명이 쪼개기식 정치 후원금을 받았다는 의혹을 들여다 보고 있다. 정청래 대표는 최고위원회의 현장에서 정치 후원금 수수 의혹을 받는 국민의힘 시도당 위원장 목록 자료를 띄우며 "싹다 특검 수사 대상에 포함시켜 철저하게 수사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나경원 의원을 소환했다.
"그런데 말입니다. 나경원 의원님은 천정궁에 갔습니까? 안 갔습니까? 국민들은 궁금합니다. 나경원 의원도 이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해서 특검 대상에 포함시켜야 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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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12.2025 '이장우 시장 언론관 논란', 대전충남민언련이 뽑은 올해 10대 뉴스 1위

지역 언론 견제·감시단체인 대전충남민주언론시민연합(공동대표 박양진·이문희, 이하 대전충남민언련)이 올해의 최고 뉴스로 '이장우 대전시장의 부적절한 언론관 논란'을 꼽았다.
대전충남민언련은 지난 23일 '2025년 대전 10대 뉴스'를 선정·발표했다. 대전충남민언련은 "한 해 동안 대전에서 가장 주목받은 뉴스 10건을 선정하고, 회원·언론인·시민이 참여한 온라인 투표를 통해 최종 순위를 확정했다"며 "투표자 1인당 5개 기사를 선택할 수 있도록 복수투표 방식을 적용했다"고 밝혔다.
그 결과, '이장우 대전시장의 부적절한 언론관 논란'(92.3%)이 전체 응답자 중 10명 중 9명의 선택을 받으며 압도적인 1위에 올랐다.
이 뉴스에는 ▲대전MBC 취재 제한 ▲디트뉴스24 광고 중단 ▲충청투데이 사옥 매입 추진 등 이 시장의 언론 대응과 관련된 논란이 모두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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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12.2025 세종보 재가동 막아낸 천막농성 600일
금강 세종보 재가동을 막고 보의 완전 철거를 요구하며 지난해 4월 29일 시작한 천막농성이 600일을 넘었다. 정권이 세 번 바뀌는 동안 4대강 보 처리 방안은 여전히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금강 변에 녹색 천막만이 남았다. 보철거를위한금강낙동강영산강시민행동(이하 시민행동)은 천막을 강의 회복을 증명하는 현장이자, 정부의 미이행을 고발하는 증거로 여기고 있다.
천막농성장을 세운 지 603일이 되는 지난 23일 오후 2시, 시민행동은 세종시 세종동 한두리대교 아래 천막농성장 앞에서 '이재명 정부는 조속히 4대강 보 처리방안을 마련하고 4대강 재자연화 국정과제를 조속히 이행하라!'는 구호아래 '세종보 천막 농성 600일 투쟁 기자회견'을 열었다.
기자회견은 사회를 맡은 임도훈 상황실장의 발언으로 시작됐다. 임 실장은 "세종보 담수를 막기 위해 설치한 세종보 농성장은 이제 물정책 실패에 맞선 최전선"이라며 "600일간 정부가 지켜내지 못한 생명을 우리가 지켜 왔다, 이제 정부가 실행할 때"라고 말했다.
여는 발언으로 문성호 보철거를위한금강낙동강영산강시민행동 공동대표는 문재인 정부의 재자연화 과정 실패와 윤석열 정부의 정책 후퇴를 강력하게 규탄했다. 문 대표는 "문재인 정부에서 과학적 분석과 민주적 절차를 거쳐 금강과 영산강의 보 처리 방안이 확정됐지만, 단 하나의 보도 해체되지 못했다"라며 실기한 환경 정책을 규탄했다. 문 대표는 "더 심각한 것은 윤석열 정부가 감사원의 부실감사를 핑계삼아 단 45일 만에 판을 뒤집었고, 지금까지도 그 후과를 국민이 감당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실기가 정책의 후퇴로 이어진 것을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재명 정권이 잘못을 바로잡는 속도는 달라야 한다며, 세종보 농성장에 25일 성탄의 선물로 보 해체를 선언해 줄 것을 요청했다.
규탄발언에 나선 박창재 세종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은 세종보 수문 개방 이후 금강의 변화를 구체적으로 전했다. 박 처장은 "보가 열리자 녹조가 사라지고, 강바닥이 드러나며 물 흐름이 회복됐다"라며 "흰목물떼새를 비롯한 멸종위기종의 서식이 확인되는 것은 우연이 아니라, 흐르는 강이 갖는 본래의 힘을 보여주는 결과"라고 강조했다. 600일의 투쟁의 결과를 이제 정부가 나서서 지켜줄 것을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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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막농성장을 세운 지 603일이 되는 지난 23일 오후 2시, 시민행동은 세종시 세종동 한두리대교 아래 천막농성장 앞에서 '이재명 정부는 조속히 4대강 보 처리방안을 마련하고 4대강 재자연화 국정과제를 조속히 이행하라!'는 구호아래 '세종보 천막 농성 600일 투쟁 기자회견'을 열었다.
기자회견은 사회를 맡은 임도훈 상황실장의 발언으로 시작됐다. 임 실장은 "세종보 담수를 막기 위해 설치한 세종보 농성장은 이제 물정책 실패에 맞선 최전선"이라며 "600일간 정부가 지켜내지 못한 생명을 우리가 지켜 왔다, 이제 정부가 실행할 때"라고 말했다.
여는 발언으로 문성호 보철거를위한금강낙동강영산강시민행동 공동대표는 문재인 정부의 재자연화 과정 실패와 윤석열 정부의 정책 후퇴를 강력하게 규탄했다. 문 대표는 "문재인 정부에서 과학적 분석과 민주적 절차를 거쳐 금강과 영산강의 보 처리 방안이 확정됐지만, 단 하나의 보도 해체되지 못했다"라며 실기한 환경 정책을 규탄했다. 문 대표는 "더 심각한 것은 윤석열 정부가 감사원의 부실감사를 핑계삼아 단 45일 만에 판을 뒤집었고, 지금까지도 그 후과를 국민이 감당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실기가 정책의 후퇴로 이어진 것을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재명 정권이 잘못을 바로잡는 속도는 달라야 한다며, 세종보 농성장에 25일 성탄의 선물로 보 해체를 선언해 줄 것을 요청했다.

규탄발언에 나선 박창재 세종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은 세종보 수문 개방 이후 금강의 변화를 구체적으로 전했다. 박 처장은 "보가 열리자 녹조가 사라지고, 강바닥이 드러나며 물 흐름이 회복됐다"라며 "흰목물떼새를 비롯한 멸종위기종의 서식이 확인되는 것은 우연이 아니라, 흐르는 강이 갖는 본래의 힘을 보여주는 결과"라고 강조했다. 600일의 투쟁의 결과를 이제 정부가 나서서 지켜줄 것을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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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12.2025 미 '유조선 나포'에 맞불, 베네수엘라, '해적행위 처벌법' 통과

미국이 베네수엘라산 원유를 실은 유조선을 잇달아 나포한 데 반발해 베네수엘잉ㅍ라 국회가 이른바 '해적 행위'를 처벌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AP통신과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베네수엘라 집권당이 장악한 국회는 23일(현지시간) 유조선 압류와 해상 봉쇄 등 자국의 항해와 상업 활동을 방해하는 행위를 범죄로 규정하고, 이를 조장하거나 자금을 지원한 사람에게 최대 20년의 징역형을 부과하는 법안을 만장일치로 승인했다.
이 법안은 미군이 이달 국제 해역에서 베네수엘라산 석유를 실은 유조선 2척을 나포한 데 따른 대응 조치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개월간 이어온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에 대한 압박 전략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마두로 정부는 미국 측의 유조선 나포를 '무법적 해적 행위'라고 강하게 비난해 왔다.
해당 유조선들은 트럼프 행정부가 '베네수엘라가 미국의 경제 제재를 회피하기 위해 운영하는 선단'이라고 주장해 온 선박들이다. 미국 해안경비대는 이달 초 제재 대상인 베네수엘라산 원유를 실은 초대형 유조선 1척을 나포했으며, 주말에는 베네수엘라와 연계된 다른 선박 2척을 요격하려 했다고 미국 당국이 밝혔다. 로이터통신은 이번 조치가 2020년 미 재무부가 러시아 국영 석유기업 로스네프트(Rosneft)의 자회사 2곳, 즉 베네수엘라 국영 석유회사 PDVSA의 옛 거래 파트너들을 제재해 생산과 수출을 급감시킨 이후 워싱턴이 PDVSA를 겨냥해 취한 가장 강경한 조치라고 전했다. PDVSA는 2019년부터 이미 제재를 받아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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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12.2025 K화장품이 여기까지 점령했다니... 낯선 땅에서 느낀 자부심
캐나다의 대표적인 보물창고, 위너스(Winners)는 우리 부부가 즐겨 찾는 곳이다. 유명 브랜드의 의류, 신발, 가방 등을 정가보다 훨씬 저렴하게 판매하는 이곳은, 신제품이 아니어도 나만의 보물을 발견했을 때의 쾌감이 쏠쏠하다. 가계 경제에 실질적인 보탬이 되는 것은 물론, 일상 속에 쇼핑이라는 작은 활력을 불어넣어 주곤 한다.
최근 드라이브 삼아 평소 가던 곳이 아닌 다른 지역의 위너스에 들렀다. 매장마다 입고되는 물건이 다르기에 혹시나 하는 기대감을 안고 들어선 그곳에서 깜짝 놀랄 만한 광경을 목격했다. 화장품 진열대의 절반 이상을 한국 제품이 차지하고 있었던 것이다. 다른 매장에서는 보기 힘들었던 풍경이라 더 반가웠다. 세계적으로 품질을 인정받은 K-뷰티의 위상을 캐나다 대형 마트 한복판에서 확인하는 순간, 왠지 모를 자부심이 차올랐다.
아내는 양손 가득 화장품 4가지를 골라 들고는, 한껏 들뜬 목소리로 내게 말을 건넸다.
"준우 아빠, 이거 평소 같으면 집 앞 쇼핑몰에서 적어도 200불(약 20만 원)은 줘야 살 수 있는 것들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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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드라이브 삼아 평소 가던 곳이 아닌 다른 지역의 위너스에 들렀다. 매장마다 입고되는 물건이 다르기에 혹시나 하는 기대감을 안고 들어선 그곳에서 깜짝 놀랄 만한 광경을 목격했다. 화장품 진열대의 절반 이상을 한국 제품이 차지하고 있었던 것이다. 다른 매장에서는 보기 힘들었던 풍경이라 더 반가웠다. 세계적으로 품질을 인정받은 K-뷰티의 위상을 캐나다 대형 마트 한복판에서 확인하는 순간, 왠지 모를 자부심이 차올랐다.

아내는 양손 가득 화장품 4가지를 골라 들고는, 한껏 들뜬 목소리로 내게 말을 건넸다.
"준우 아빠, 이거 평소 같으면 집 앞 쇼핑몰에서 적어도 200불(약 20만 원)은 줘야 살 수 있는 것들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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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12.2025 결혼기념일인 크리스마스, 사랑의 정신을 떠올리다
크리스마스는 서양에서 가장 큰 명절이다. 한국인인 우리에게도 각자 나름의 추억이 있다. 어릴 적 크리스마스 카드들을 주고받아 벽에 빨랫줄처럼 주렁주렁 걸어 두었던 기억, 교회에서 성탄절이 되면 집집마다 찾아가 찬송을 불러 주던 풍경이 떠오른다.
영화나 책 속의 크리스마스 이야기도 많다. 그중에서도 가장 널리 알려진 이야기가 바로 스크루지다. 셰익스피어와 함께 영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작가로 꼽히는 찰스 디킨스는 소설가이자 사회 비평가였다. 어린 시절 가난으로 학교를 그만두고 혹독한 노동을 해야 했던 그는, 그 경험을 바탕으로 <올리버 트위스트>와 <크리스마스 캐럴> 같은 작품을 남겼다.
<크리스마스 캐럴>의 주인공 스크루지는 인색하고 냉혹한 노인이다. 그는 크리스마스를 "쓸데없는 날"이라며 혐오하고, 가난한 이웃이나 조카의 초대도 모두 거절한다. 그러던 어느 크리스마스 이브 밤, 죽은 동업자 마얼리와 세 명의 유령이 차례로 나타나 "너도 이 길을 걷게 될 것"이라 경고한다. 공포 속에서 스크루지는 "제발 기회를 달라"고 외치며 자신의 삶을 돌아본다. 그리고 마침내 변한다. 가난한 이웃을 돕고, 직원에게 후한 보너스를 주며, 조카 가족과 식탁을 나눈다. 이후 그는 크리스마스 정신을 평생 실천하는 사람으로 살아간다.
이 소설은 탐욕으로 굳어 있던 한 인간이 과거의 기억, 현재의 공감, 미래에 대한 두려움을 통해 다시 사람으로 거듭나는 이야기다. 그리고 크리스마스를 소비의 날이 아니라 연민과 나눔, 회복의 날로 보여준다. 크리스마스를 보내는 방식은 문화권마다 다르다. 영화에서 보듯 유럽이나 미국에서는 크리스마스가 가족이 모이는 날이다. 우리나라의 설이나 추석과 비슷하다. 반면 한국에는 이미 강력한 가족 명절이 있기 때문에, 크리스마스는 친구를 만나거나 연인과 데이트하는 날로 자리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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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나 책 속의 크리스마스 이야기도 많다. 그중에서도 가장 널리 알려진 이야기가 바로 스크루지다. 셰익스피어와 함께 영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작가로 꼽히는 찰스 디킨스는 소설가이자 사회 비평가였다. 어린 시절 가난으로 학교를 그만두고 혹독한 노동을 해야 했던 그는, 그 경험을 바탕으로 <올리버 트위스트>와 <크리스마스 캐럴> 같은 작품을 남겼다.
<크리스마스 캐럴>의 주인공 스크루지는 인색하고 냉혹한 노인이다. 그는 크리스마스를 "쓸데없는 날"이라며 혐오하고, 가난한 이웃이나 조카의 초대도 모두 거절한다. 그러던 어느 크리스마스 이브 밤, 죽은 동업자 마얼리와 세 명의 유령이 차례로 나타나 "너도 이 길을 걷게 될 것"이라 경고한다. 공포 속에서 스크루지는 "제발 기회를 달라"고 외치며 자신의 삶을 돌아본다. 그리고 마침내 변한다. 가난한 이웃을 돕고, 직원에게 후한 보너스를 주며, 조카 가족과 식탁을 나눈다. 이후 그는 크리스마스 정신을 평생 실천하는 사람으로 살아간다.
이 소설은 탐욕으로 굳어 있던 한 인간이 과거의 기억, 현재의 공감, 미래에 대한 두려움을 통해 다시 사람으로 거듭나는 이야기다. 그리고 크리스마스를 소비의 날이 아니라 연민과 나눔, 회복의 날로 보여준다. 크리스마스를 보내는 방식은 문화권마다 다르다. 영화에서 보듯 유럽이나 미국에서는 크리스마스가 가족이 모이는 날이다. 우리나라의 설이나 추석과 비슷하다. 반면 한국에는 이미 강력한 가족 명절이 있기 때문에, 크리스마스는 친구를 만나거나 연인과 데이트하는 날로 자리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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