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은 짐짓 딴짓을 하는 거지요."

환하게 웃으며 이숙희 작가는 말한다. 지난 6일부터 갤러리카페에서 미술작품 전시 중인 이 작가의 이야기다.
 
작가는 경북 금릉 출생으로 1989년 계간 우리 문학에 시로 등단했다. 얼마 전 세 번째 시집 <상점일기>를 출간했으며 동명의 가게도 안양예술공원에서 운영 중이다.  
시화전 통해 시와 그림이 접목된 세계 구축 
  
 

1993년 안양문인협회(사) 시화전에 참여하여 시와 그림을 접목한 작품들을 선보였다. 유화부터 데생까지 시와 어울리던 그림을 그리기 위해 고민하던 중 2000년부터 생활 속에서 재료를 가져와 표현해 보기 시작했다고 한다. 일상을 캔버스 안으로 끌고 들어와 그녀만의 독특한 작품세계를 만들었다.           
   
안양에서 시화전이 열리면 유독 이숙희 작가에게 그림을 부탁하는 사람이 많다. 독특한 감성을 담아낸 추상화 속에 자신의 글을 녹여 보고 싶은 바람 때문일 것이다.           
며칠 전 만나 한 인터뷰에서, 그는 가장 기억에 남는 전시회가 작년 프랑스 노르망디에서 했던 레지던시라고 했다. 레지던시 프로그램이란 예술가들에게 일정기간 동안 거주, 전시공간, 작업실 등 창작생활공간을 지원해 작품활동을 돕는 사업을 말한다. 작년, 오랜 꿈이었던 프랑스에서 작품활동을 하며 자신의 세계를 인정받은 날들이 큰 기쁨으로 남아있다고 했다.   

   

이 작가는 1993년부터 미술을 시작했다고. 원래 그림에 관심이 많았던 터였고 유화부터 데생까지 시에 어울리는 그림을 그리기 위해 고민하던 중 2000년부터 생활 속에서 재료를 가져와 표현해 보기 시작했다고 한다. 시인이었고 항상 책상 위에 원고지가 있었는데 그것을 캔버스에 붙이기 시작하면서 자신만의 세계가 탄생한 것이다.          

"어떤 때는 (작품이) 외침처럼 바로 튀어나오기도 하지만 곰곰이 생각하는 시간이 많아질 때도 있어요. 그럴 땐 일상의 일도 하고 천천히 작업도 하면서 조금씩 캔버스를 완성해 가요. 풀칠을 하거나 색칠을 하고 마를 동안 다른 일을 하고 다시 돌아와 작품을 완성했기 때문에 오랜 시간이 걸렸는데, 이런 형태의 작업과 기록들이 '내꺼'라는 이미지를 갖게 됐습니다."          

주변의 반응과 상관없이 완성해 가는 자신만의 세계 

"시와 그림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았는데 한 가지에 몰입하지 않는다고 비판하는 사람은 없었나?"란 질문에 작가는 이렇게 답한다.   

"간혹 그림만 그려야지 하는 사람이 있었는데 그건 그 사람의 의견이지 제 생각이 아니에요. 내 생각이 그 사람과 같을 필요 있나요. 요즘엔 작품에 글씨가 들어가는 것은 예사입니다."     

상점일기라는 시를 통해 알 수 있듯이 이숙희 작가는 본인과 사람들과의 관계를 상점주인과 손님의 관계로 생각한다. 새로운 손님이 오면 신간이 나온 것이고 오랜 단골손님은 베스트셀러이다. 자신의 세계가 분명하여 그것을 좋아하는 사람도 있고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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