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시골집에 갔더니 연못가 구석에 만개한 목단꽃이 반겨준다.

화려한 붉은빛과 큰 꽃송이가 언제나 탐스러운 꽃이다. 넉넉한 마음씨로 잘 베풀고 성격도 쾌활하여 열정적이셨던 내 어머니를 닮았다. 친정집 마당에 있던 목단꽃을 캐 와서 심고 잘 살아줄까 싶었는데 용하게 뿌리를 내려 올해로 3년째 꽃을 피우고 있다.
 
나는 직장 명예퇴직하자마자 바로 요양원에 계시던 어머니를 시골집으로 모셨다. 그러나 어머니는 나랑 채 1년도 못 채우시고 이듬해 어버이날 소천하셨다. 그러니까 목단꽃 닮으신 어머니는 이 꽃이 지는 때에 돌아가셨다.
 
모란이라고도 하는 목단꽃은 동양에서는 부귀화로 여긴다. 원산지가 중국이라 예로부터 동양화에도 자주 등장하는 꽃이다. 어머니는 가셔도 어머니 닮은 꽃을 보니 허전한 내 가슴을 꽃의 붉은 사랑으로 채워주시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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