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가를 시작한 지 두 달이 다 되어간다. 처음엔 과연 내가 한 달을 채울 수나 있을까 했는데 대견하게도 4월 등록을 앞두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새벽 6시 알람이 울리면 온갖 유혹들이 나를 붙잡는다. '오늘 딱 하루만 쉬고 내일부터 가면 좋겠다'가 방바닥으로 나를 끌어당겼다가 '이미 낸 돈 아깝잖아'에 이르면 나를 일으키기에 충분한 이유가 된다.

2월에는 춥고 어두운 골목을 지나야 했는데 지금은 제법 여명이 비춰서 신비롭기까지한 공기를 헤치고 나온다. 첫 수업 때 보았던, 도저히 범접할 수 없을 것 같은 동작들을 내가 제법 흉내를 낸다.

폴더처럼 허리를 굽히고 팔이 땅에 닿는 동작도 비록 손이 다 닿지는 않아도 어설픈 폴더가 된다. 겨울바람에 차갑게 메마른 장작 같았던 내 몸이 3월 봄물이 차오른 진달래 가지처럼 제법 낭창낭창해졌다. 그리고 이젠 한 동작씩 정복해 가는 재미가 붙었다. 견갑골? 내 몸에 그런 게 있었나 싶은 그러나 지금껏 나랑 동고동락한 구석구석의 뼈와 근육들을 하나씩 알아가는 중이다.
 
나 같은 초보 요가 수행자들은 한 시간이 버겁다. 딱 20~30분만 하면 좋겠다 생각이 들 쯤이면 수업 시간 중간 쉬는 시간 종이 울리듯 "자 ~아기자세로 좀 쉬겠습니다" 또는 "송장자제로 좀 쉬고 갈게요" 한다.

몸을 한껏 구부리고 모은 손 위에 이마를 대고 숨을 고르는 아기자세는 자궁 속 아기처럼 세상 편한 쉼을 누린다. 그리고 온몸의 긴장을 풀고 사지를 바닥에 철퍼덕 붙혀 누운 송장자세는 이대로 한숨 자고플 만큼 편안한 쉼을 1~2분 누리게 해 준다. 마치 인생과 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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