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주 다니던 동네 마트에 물건이 하나둘 비기 시작하더니 결국엔 문을 닫았다. 

동네에 큰 식자재마트가 들어서고, 손님이 대거 빠지기 시작하면서 이곳이 큰 타격을 입은 탓인가 보다. 그래도 오랫동안 한 곳을 지키고 있어서 주변의 단골과 배달고객도 많았는데 예고도 없이 장사를 접었다. 주인 내외의 바지런함과 친절만으로는 고객을 잡아둘 수가 없었던 걸까.

전에는 신선한 청과물이 널려서 가격대에 맞게 고를 수 있었고 정육코너의 육류도 다양했는데, 경쟁에서 밀리자 상품도 시들어갔다. 진열대의 상품이 비는데도 빠르게 채워지지 않았고 점원의 수가 현격하게 줄어드는 기미가 보였다. 그러던 어느 날 점포가 싹 비워졌다. 그동안 부지런히 쌓았던 구매 포인트를 활용도 못한 채로. 
 
모르긴 몰라도, 동네 마트를 경영하는 오너의 입장에서는 하루하루 속이 타들어갔을 것이다. 몇 미터 앞에 상대적으로 더 저렴하고 다양한 상품을 판매하는 대규모 식자재마트가 생겨 단골 손님들마저 발걸음을 돌리기 시작했으니 말이다. 

살갑게 지냈던 이웃 단골이라도 같은 물건을 더 싼 가격에 구입하고 싶은 건 당연한 인지상정이었다. 더구나 쿠팡 같은 배달서비스를 사용하는 가구가 늘면서 매출이 곤두박질치는 위기를 겨우 버텨온 셈이었다. 
전체 내용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