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중해는 아주 오래전부터 해양 문화의 교류를 촉진시키는 고속도로 역할을 하였기 때문에 지중해 연안 국가들은 다양한 문화의 특성을 간직하고 있다.

스페인은 지중해의 가장 서쪽에 있어 고대문명이 발달한 지중해 동쪽에 비해 아주 변방에 해당하는 곳이었지만 지중해 덕분에 아주 고대로부터 문화의 교류가 잘 이어지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지중해와 접하고 있는 스페인 남부 안달루시아 지역은 역사적으로 이슬람문화의 흔적이 가장 많이 남아 있는 곳이다. 8세기 무렵부터 무려 800여 년간 이슬람의 지배를 받은 탓도 있겠지만 스페인의 다양한 문화적 특성이 잘 나타나는 곳이다. 스페인을 대표하는 '플라밍고'를 비롯해 투우와 건축 등 다양한 문화유산이 남아 있어 여행자들이 가장 많이 찾는 곳 중에 하나다.

이 때문일까, 스페인에는 유난히 예술가들이 많다. 건축가로 유명한 가우디, 화가로 잘 알려진 피카소, 소설가 돈키호테의 저자 세르반테스 등 문화예술의 중요한 흐름을 형성한 작가들이 많다.

피카소는 안달루시아 남부 지중해 항구인 말라가에서 태어난 흔히 초현실주의, 입체주의를 대표하는 화가로 널리 알려져 있다. 가우디는 바르셀로나가 있는 카탈루냐 출신으로 카탈루냐는 스페인 북동부 지중해와 인접한 지역이다. 지중해의 토양에서 자란 작가들이 예술적 영감을 잘 이어받은 것이 아닌가 생각해 본다.
 
헤밍웨이와 누에보 다리

스페인 출신은 아니지만 소설가 헤밍웨이는 론다에서 한때를 보내며 소설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를 집필하였다고 하는데 이 소설의 배경이 된 곳이 론다였다고 한다. 론다에는 그가 머물렀던 집과 그를 기념하는 기념비가 있어 한 번쯤 찾아  만하다.

론다의 중심부 광장에는 1785년 지어진 스페인에서 가장 오래된 투우장과 투우박물관이 있다. 지금은 투우가 열리지 않고 경기장만 투우장의 함성을 기억한 채 남아 있다. 스페인의 투우는 동물 학대 논란과 변화된 시대 속에서 시즌에만 일부 지역의 경기장에서 열려 투우를 관람하기는 쉽지 않다고 한다.
  
투우장 옆 작은 기념 공원에는 헤밍웨이를 기리는 기념비가 있다. 이 기념 공원에는 헤밍웨이를 비롯해 론다와 관련된 인물들의 기념비도 있다. 이 기념공원의 남쪽에는 약간 동양적인 정자형의 전망대가 있는데 누에보 다리를 비롯해 일대의 경관이 한눈에 내려다보여 일품이다. 론다 전망대에서 누에보 다리까지는 헤밍웨이가 걸었다는 헤밍웨이의 길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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