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시대에 시장 보기에 무서운 요즘, 봄이 오면서 가족이 살고 있는 시골집을 찾았습니다. 밭으로 가서 보니, 먼발치 이웃집 밭에 살구꽃과 홍매화가 활짝 피어 인적이 드문 들에 화사하게 수놓고 있습니다. 

밭으로 가는 길에는 쑥도 자라 있고, 민들레도 노랗게 꽃이 있고, 머위도 손바닥 만에 자라 있어 요리를 해 먹기 좋은 크기로 자라 있습니다. 

나물을 뜯는다는 것은 다만 생각처럼 쉽지는 않았습니다. 운동을 평소에 하지 않는 데다 봄나물이 나 있는 곳은 경사진 곳도 있어 뜯으려면 몸을 계속 움직여야 하는데, 나한테는 그마저도 쉽지 않아 미끄러지거나 쪼그려 앉는 것이 힘들어 주저앉다시피 해서 머위를 뜯었습니다. 
 
머위는 크기가 크기도 하지만, 뜯기도 편한 나물입니다. 쑥떡을 좋아해 쑥을 보이면 바로 뜯었습니다. 검불 속에 돋아나 있어 쑥을 뜯으려고 하면 작은 가시나 마른 앙상한 풀이 가로 고쳐서 뜯기가 쉽지가 않습니다. 쑥을 뜯어 한 줌씩 쥐고 있다가 봉지에 담는데, 은은한 숙향이 기분을 좋게 합니다. 

밭과 둑을 다니면서 눈에 띄는 족족 민들레, 쑥, 머위, 망초대를 뜯고 시골집에 와서 부추를 뜯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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