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시골에 있는 부모님 댁에 갔을 때의 일이다. 

가정마다 자차가 없는 곳을 찾기 힘든 세상이지만 여느 시골이 그렇듯이 1시간에 몇 대 없는 버스는 노인들의 유일한 이동수단이 되어주고 있었다. 버스터미널에서 더 골짜기로 들어가는 버스에 올라탔다. 다행히 이곳도 3년 전 즈음부터 구간으로 나누어 부과했던 버스요금이 단일요금제로 시행되면서 버스 단말기에 카드를 찍는 것이 가능해졌다. 

"삑- 감사합니다." 

카드를 찍고 빈좌석에 앉아 귀에는 이어폰을 꽂았다. 양쪽 귀에는 신나는 음악이 흘러나오는데 두 칸 앞에 앉아 있는 할머니가 힐끗 뒤를 돌아보았다.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다음 노래를 들으려고 하는데 두어 번 뒤를 돌아보던 할머니는 무언가 결심한 듯 나에게 말을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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