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일 저녁, 아이랑 싸웠다. 내 성질만큼 뱉지 못했다. 쏟지 못한 분노로 수영장 20바퀴를 돌았다. 마음이 힘들면 몸을 조지라는 말은 진리였다.

수요일 아침, 아이가 학교를 안 가겠단다. 학교가 힘들다고 한 지 10개월 째다.

"그래서 너 전학 보내준다고. 가기 전까지 너도 노력하는 성의는 있어야지. 니 귀에 대고 갑자기 소리 지른 애한테 넌 더 크게 질러버려. 만만하게 볼 여지를 주지 마."

아이는 제가 이 모양이라 미안하다고 했다. 그 소리 듣자고 하는 말 아니라고, 노력해보겠다는 다짐을 하라며 식탁 위 아이 문제집을 탕탕 내리쳤다. 아이가 어깨를 움찔거리며 눈물이 터지고서야 나는 정신이 들었다.

속시끄러운 침묵이 잠깐 흘렀다. 내가 더 미안하다며 아이를 안았다. 아이는 나를 안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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