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국어 교사로 퇴직했다고 하면, "아이고, 우리말 맞춤법 참 어려워요."라고 말하는 주변 사람들을 종종 보게 된다. 한글 맞춤법은 '표준어를 소리대로 적되, 어법에 맞도록 함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이러니 우리말을 맞춤법에 맞게 적기는 쉽지 않다. 표준 발음법과 어법을 알아야 비로소 바르게 적을 수 있지 않겠는가.  

고등학교에서 한글 맞춤법 교육을 제대로 하면 한글 맞춤법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이 현저하게 줄어들 테지만, 현행 고등학교 교육과정상 그러기는 불가능하다. 한글 맞춤법을 가르칠 수 있는 독립된 과목은 아예 없다. 중학교 교육과정에도 한글 맞춤법을 가르칠 수 있는 과목이 있다는 소리를 듣지 못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 사람들의 한글 맞춤법 교육은 초등학교 때의 '받아쓰기'에서 멈춘 것이라 해도 과언은 아닐 터이다.

형편이 이러하니 사람들이 우리말 맞춤법이 어렵다고 이야기하는 건 당연할 일이다. 학교에서 체계적인 맞춤법 교육을 하지 않으니 말이다.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 보면, 우리말 맞춤법에서 애를 먹는 것 중 하나가 '-이' 또는 '-히'가 붙어 문장 내에서 부사어로 쓰이는 낱말들이다.

'깨끗이'라고 써야 할까 아니면 '깨끗히'라고 써야 할까? 헷갈리는 사람이 상당하리라 생각한다. '깨끗이'라고 쓰고 '[깨끄시]'라고 소리 내야 맞춤법에 어긋나지 않는다. 그런데 '깨끗히'라고 쓰고 '[깨끄치]'라고 소리 내는 사람도 많은 실정이다. '-이' 또는 '-히'가 붙어 문장 내에서 부사어로 쓰이는 낱말들을 맞춤법에 맞게 적으려면 공부를 조금 해야 한다. 다음은 한글 맞춤법 제51항의 규정이다.

제51항 부사의 끝음절이 분명히 '이'로만 나는 것은 '-이'로 적고, '히'로만 나거나 '이'나 '히'로 나는 것은 '-히'로 적는다.

이 규정만으로는 '-이'로 적어야 할지 '-히'로 적어야 할지 명확하게 알 수가 없다. 어떤 경우에 '이'로 나고 어떤 경우에 '히'로 나는지 분명히 아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는가. 한글 맞춤법 제51항의 규정에서 '이'로만 소리 나는 단어의 예로 '깨끗이'를 들고 있다. 앞에서도 얘기했듯이 '깨끗이'의 경우 어떤 사람은 '[깨끄시]'로, 또 어떤 사람은 '[깨끄치]'로 소리 내지 않는가. '틈틈이'도 마찬가지이다. '[틈트미]'라고 소리 내는 사람도 있겠지만 '[틈틈히]'라고 소리 내는 사람도 많을 듯하다.

한글 맞춤법 제51항의 규정에 맞게 '-이'와 '-히'를 제대로 구분하여 적으려면 우리말 표준 발음법을 정확하게 꿰뚫고 있어야 한다. 학교에서 가르쳐주지도 않는데 어떻게 표준 발음법을 알 수 있겠는가. 그래서 퇴직하기 전, 학생들에게 알려주던 방법을 소개하려고 한다. 내가 만들어낸 방법은 아니다. 인터넷에서 우연히 알게 되었는데 '-이'와 '-히'를 구분해서 적는 데에 백 퍼센트 완벽하게 들어맞지는 않는다. 그러나 알아두면 꽤 쓸모가 있다.

끝이 어떻게 끝나는지를 보자

우선 '-히'로 적는 경우는 '-하다'가 붙을 수 있는 말 뒤에서라는 점을 기억하자. '급히, 속히, 엄격히, 꼼꼼히, 답답히, 도저히, 솔직히, 나른히, 상당히, 조용히, 능히' 등이 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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