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가지 일을 오랫동안 했다는 사람에게는 강력한 끌림이 생긴다. 책의 한 페이지도 길게 느끼고, 5분의 영상마저도 길게 느끼는 소셜 미디어 플랫폼에 길들여진 현재의 콘텐츠 소비 방식을 생각하면 수십 년을 한 장소에서 한 가지 일에 전념해 왔다는 것 자체의 경외감이 있다. 

그들에게는 반복이 만들어낸 단단함, 긴 시간이 깨우쳐준 효율, 한 가지를 오랫동안 바라본 깊이가 있다. 대교약졸(大巧若拙)의 장인들이다. 

아내가 몇 개월간 불편했던 고장 난 백팩을 단 1분 만에 되살려준 공설 시장의 구두수선공, 마르틴 마론(Martin Marron)에게 수선을 빌미로 말을 붙였다.

​"내 ​​​작은 재주로 다른 이들을 기쁘게 만들 수 있다니"​
 
- 이곳의 근무시간은요?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아침 8시에 문을 열고 오후 3시에 문을 닫습니다."

- 속해있는 이 시장(Mercado Municipal General Agustín Olachea Aviles)의 오픈 시간에 맞춘 것인가요?
"시장은 아침 6시에 문을 열고 오후 3시에 문을 닫지만 저는 그보다 2시간 뒤에 문을 열어요."

- 이 구두수선 일을 언제 시작하셨나요?
"18세에 시작했어요. 제 나이 58살이랍니다."

- 그럼 40년 동안 이곳에서 일하신 거군요?
"그렇습니다. 이곳이 이 일을 처음 시작한 곳입니다. 4월 2일, 오늘이 40주년이 되는 날입니다."

- 축하드립니다.
"한국에서 오신 분에게 축하를 받으니 기분이 좋습니다."

- 40년을 이곳에서 일하다니, 돌아보면 힘든 일도 있었을 것 같은데요.
"종종이요. 가장 안타까운 일은 제가 아파서 문을 열 수 없을 때였죠. 내 몸 아픈 거야 치료하면 되지만 오셨던 손님들은 헛걸음하셔야 되잖아요."

- 기쁜 일도 많으셨을 테고요?
"저의 작은 재주와 기능으로 당신처럼 기뻐하는 분을 매일 만날 수 있다는 거죠. 제 개인적으로는 여전히 계속 일을 할 수 있다는 거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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