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생활에서 벗어나 은퇴를 한 지 1년 2개월이 지났다. 직장생활 전후의 삶이 완전히 바뀌어 새로운 삶, 그야말로 인생 2막을 살고 있다.

많은 변화가 있었지만 가장 큰 변화는 부부 관계이다. 직장에 다닐 때는 직장생활에 충실함으로써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는 것으로, 가장으로서 나의 역할은 다한 것이라고 여기며 살아왔다. 아내가 가족을 위해 가정 살림을 꾸려나가는 것도 전업주부로서 당연한 역할이라고 여겼다. 30여 년을 부부로 살아오면서 자연스럽게 역할 분담이 이루어져서 은퇴 이전까지는 이런 삶의 연속이었다.
 
퇴직과 동시에 다니던 직장생활이 끝났으니 부부 관계도 변화를 맞을 수밖에 없었다. 직장생활에 대한 부담에서 벗어나고 아내와 함께하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과거에 가졌던 부부의 역할 분담에 대한 사고방식이 바뀌어야만 했다. 아내의 역할이라면서 신경을 쓰지 않았던 집안일에 좀 더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된 것이다. 아내가 가정을 위해 어떻게 살림을 꾸려왔는지 세세하게 지켜보고 같이 하면서 1년 2개월을 보냈다.

우선 지난 세월 동안 크고 작은 집안일들을 묵묵히 감당하며 가정을 이끌어 온 아내에게 고마운 마음이 앞선다. 언뜻 보면 사소해 보이는 일상적이고 반복적인 집안일들이 만만찮음을 실감하면서 아내의 수고를 되새겨보는 소중한 기회가 되었다.
 
살림 전문가인 아내와 함께하는 쇼핑 즐거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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