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가장 중요한 목표가 무엇이냐 물으면 사람들은 대개 '행복'이라 답할 것이다. 그러나 막상 행복이 무엇이며, 어떻게 행복할 수 있느냐고 물으면, 그것만큼 대답하기 어려운 것도 없을 것이다. 그렇다고 우리가 전혀 모르거나 낯선 것도 아니다.

우선 우리는 대개 행복을 위한 첫째 조건으로 돈을 말한다. '뭐니 뭐니해도 머니!(money)'라는 말이 보편적 진리이고, "부자 되세요!"라는 말이 최고의 덕담으로 여겨지는 이유도 바로 그래서이다. 이 연재에서 세 번에 걸쳐 경제와 먹고사니즘을 이야기한 것도 마찬가지다.

도통한 것 같은 사람일수록 이 부분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경향이 있지만, 사람의 가장 기본적인 욕구를 건너뛰고 다음 단계로 올라가려는 것은 그리 지혜롭지도, 효과도 없는 일이다. 생존의 기본욕구를 충족하는 것은 행복을 향한 밑바탕임은 틀림없다.

먹고 살아가는 생존의 기본욕구 위에 우리는 정치, 경제, 평화 등 여러 사회적 구조물을 세워간다. 이처럼 우리는 대개 자기 눈앞에 있는 현실을 직면하고 그 조건과 상황을 개선, 극복하는데 가장 많은 공을 들인다.

문제는 사람이 현실적 과제를 해결하고, 눈앞의 상황을 개선하고, 생존의 기본 조건을 마련하는 게 인생과 행복의 전부인 것처럼 여기기 쉽다는 점이다. 그러나 사람은 아무리 생존의 욕구를 충족했다고 해도 그것만으로는 행복하거나 만족하지 못한다. 이게 바로 이 연재의 두 번째 주제인 '사랑하라'에 해당한다.

사랑은 뭘까? 사랑의 기본 특성은 관계의 욕구이며, 관계는 마음의 주고받음, 곧 이심전심을 통해 세워진다. 사람에게 마음을 주고받는 관계의 욕구가 얼마나 큰가? 그래서 타자와 마음을 나눌 수 없는 사람은 삶이 시들고, 의욕이 없고, 모든 게 무너져버린다.

그러나 인간사의 비극은 관계를 잘 지키는 것보다, 생활 조건 개선에만 거의 전부를 걸고 그걸 행복이라 믿으려는 것이다. '좀 더 넓은 집에 살면, 좀 더 큰 차를 타면, 연봉이 두 배로 뛰면, 행복해질 것이다.' 그러나 그건 국가나 집단도 마찬가지다. '국내총생산(GDP)이 올라가면, 세계 ○대 ○○국가가 되면, 우리나라는 더 행복해질 것이다.'

물질적 지표나 상황과 조건의 개선이 행복과 무관하다거나 중요하지 않다는 걸 말하는 게 아니다. 객관적 조건은 행복과 매우 깊은 연관이 있으며 특히 객관적 상황 지표가 매우 열악할수록 그것의 개선은 행복에 직결될 수 있다.

잊고 살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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