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봉정사, 수봉정, 원성 왕릉이 오늘의 마지막 여정이다. 하루종일 이리저리 쏘다녔다. 벚꽃의 개화가 늦은 것이 차라리 다행이다. 오는 날이 장날이라고 시내 전체가 꽃 속에 파묻혔다. 꽃도 보고 역사 문화유산도 둘러보니 일거양득이다. 

누정은 선비문화의 산실, 이곳에서 선비들은 휴식을 취하고 학문을 탐구했다. 때로는 함께 토론을 벌이고 풍류를 즐겼다. 계곡에 들어가 정자를 짓고 은거생활을 하기도 했다. 자연과 어우러져 만들어내는 한국의 아름다운 정원이다. 

4일 오후 4시, 토함산 기슭 마동에 위치한 덕봉정사를 찾았다. 덕봉 정사는 조선 정조 때 문신이었던 덕봉 이진택(1738~1805)을 추모하여 그의 종손인 이우영이 1905년에 세운 사당이다. 이진택은 정조 17년(1793) 사노비를 없애는 데 앞장서기도 하였다.

정사 앞에는 작은 연못이 있어 멀리 펼쳐지는 들판과 함께 아름다운 경관을 선사한다. 고택과 담장, 개나리 꽃이 물속에 그림자를 드리운 모습은 그 멋스러움이 일품이다. 탁 트인 들판과 연못을 앞에 두고 ㄱ 자형으로 건물을 앉혔다. 

고봉 이진택이 말년에 이곳에 내려와 후진을 가르치고 학문을 연마했다. 종손 이우영이 정사를 세웠다. 이진택 사후 100여 년이 지난 뒤다. 경관의 아름다움과 함께 조상에 대한 효심까지 진하게 가슴에 와닿는다.  그 따뜻한 마음을 안고 다음 행선지인 수봉정으로 향한다. 

학교이자 의원등 복합공간인 수봉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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