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온 나라가 꽃 잔치다. 벚꽃 잔치를 벌이고 다시 영산홍 잔치를 벌인다. 꽃도 예쁘지만, 초록이 되기 전 연두의 나무는 또 얼마나 예쁜가. 어떤 화가도 그릴 수 없는 멋진 풍경이다. 그저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요즘 눈이 싱그럽다.

4월에는 마치 내 청춘이 다시 돌아온 듯 공원으로 산으로 발이 아프도록 봄을 찾아 꽃 구경을 다녔다.
  
 
매년 4월이면 우리 집에 봄이 배달된다. 그것도 아주 먼 곳에서 온다. 비행기는 타고 오지 않지만 몇 시간을 트럭에 실려 온다. 남쪽에서 오는 봄이라서 좀 더 빨리 봄소식을 듣는다. 올해도 4월에 배달받았다.

그날도 약속이 있어서 서울에 나가서 친구들과 점심 먹고 신나게 수다 떨고 있는데 '카톡!'하고 소리가 울려서 보니 우체국에서 문자를 보냈다. 택배 문자였다. 발송인을 보니 큰 며느리 아버님이시다.
 
"어머, 올해도 사돈께서 봄을 배달해 주시네."
 
같이 있던 친구들에게 문자를 보여주며 자랑했다.
 
농사 짓는 사돈이 배달해 준 두릅, 사랑이다

큰 며느리 부모님께서 고추장의 고장 순창에서 농사를 지으신다. 벼농사는 아니고 특수작물을 키우신다. 설날 즈음에 남편이 새해 인사를 드리려고 전화를 드렸더니 벌써 농사 준비를 하신다고 말씀하셨다.

나는 농사를 지어보지 않아서 잘 모르지만, 이런 저런 노력이 많이 필요하다는 것은 들어서 안다. 힘들게 수확한 것을 보내주셔서 어떻게 감사 인사를 드려야 할지 모르겠다.
  
 
매년 4월이 되면 사돈께서 처음으로 수확한 두릅을 보내주신다. 크지도 작지도 않아서 가장 맛있어 보이는 두릅이다. 사돈께서 두릅을 보내주신 후 마트에 가면 순창 두릅을 많이 볼 수 있다. 올해도 어렵게 키우신 두릅을 가장 먼저 따서 보내주셨다.
   
봄나물은 보약보다 귀하다

봄나물은 보약이라고 한다. 나도 남편도 두릅을 좋아하기에 받자마자 끝에 달려있는 가시 달린 두릅나무를 잘라내고 깨끗하게 씻어서 물에 소금을 한 숟가락 넣고 초록색으로 데쳤다.

위아래를 뒤집으며 손으로 만져보고 데쳤다. 너무 많이 익히면 맛이 없어서 알맞게 잘 데쳤다. 처음엔 실수가 많았지만, 자꾸 하다 보면 감이 오기 때문에 요즈음 실수하지 않고 잘 데친다. 퇴직하고 요리에 빠지며 거의 다시금 '주부 9단'이 된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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