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10년부터 1945년 약 35년간의 슬픈 역사, 바로 일제강점기다. 일본이 국권을 강탈했던 흔적과 일본에 맞서 독립운동을 벌였던 진짜 영웅들의 자취가 숨어있는 곳이 있다. 일본의 탄압과 독립운동가들의 저항을 기억하기 위해 아이들과 함께 그곳을 찾았다.
 
서울에 있는 '남산 기억로 역사 탐방'은 해설사와 함께 남산 한옥마을에서 출발하여 옛 조선신궁 터인 안중근의사기념관 부근까지 둘러보는 도보여행이다. 남산 일대에서 일제의 침탈을 듣고, 보고, 느끼는 체험학습이다. 일상에 치여 역사를 잊고 있던 어른, 역사를 바로 알고 이 땅과 문화를 지켜야 할 아이들 모두에게 꼭 필요한 여정이다.
 
남산에는 아이들과 몇 번 방문한 적이 있다. 날씨가 좋은 날 둘레길을 산책하거나 남산자락에 있는 융합과학교육원에서 과학을 흥미롭게 접해 보았다.
 
"이번에는 남산으로 역사 여행 가자."
"남산에 역사박물관이 있어요?"
 

남산에 일제강점기의 흔적이 남아 있다는 건 나와 아이들 모두 제대로 들어본 적이 없었다. '서울시공공서비스예약' 사이트를 찾아 예약한 이번 여행에서는, 주로 역사 해설가분이 동행하며 설명해주셨다. 한국 역사에 관심 많은 어른들과 아이들이 남산 한옥마을 정문 앞에 모였다. 해설사가 입을 뗐다.
 
"안녕하세요. 저는 여러분들과 함께 일제강점기의 잔재를 따라 걸어 볼 해설사입니다. 총 1시간 40분 정도를 열심히 걸어야 해요. 모두 준비되셨죠? 역사는 기념해야 할 것과 기억해야 할 장면이 있어요. 오늘 우리는 반드시 기억하고 잊지 말아야 할 어두운 역사를 따라가 볼 거예요."
 
무거운 여행의 주제와 다르게 남산골 한옥마을은 따사로운 햇볕 아래 나무와 한옥이 어우러져 곱고 화사했다. 이 일대는 일제강점기부터 군사적 기지로 사용됐으나 1989년 남산골의 제모습 찾기 사업에 의해 지금의 모습을 갖추었다고 한다.

과거의 핍박받던 그 시절을 떠올리기 어려운 현재

당시 수도방위사령부 부지를 인수하여, 서울특별시 지정 민속자료 한옥 5개 동을 이전해서 복원하고 전통 정원으로 꾸며 놓았다. 흐르는 물소리를 들으며 풍류를 즐기던 청류정과 물고기를 바라보며 자연을 감상하던 관어정. 남산 한옥마을 복판에 서 있으면 결코 핍박받던 그 시절을 떠올릴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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